여행 무척 잘 다녀왔습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후기로 남겨요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유기력 생성 프로젝트 Fresh-up 트립 vol.3 파주
아침마다 20분 정도 뛴다.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고 귀찮을 때도 많지만 땀을 흘리고 샤워하는 게 무척 개운하고, 하루를 활기차게 해줘서 계속 실천 중이다. 무엇보다 운동을 하면 마음 속에 평화가 찾아온다. 그런 고요한 순간이 좋다. 이번에 클래식으로 교양도 쌓고, 운동도 하는 여행 상품이 있다고 해서 참가했다. 몸과 마음 모두 산뜻하게 만들 수 있는, 바로 버킷트래블과 헤이허니워크아웃의 유기력 생성 프로젝트 ‘Fresh-up 트립’이다. 이번 여행은 파주에서 진행되었으며 프로젝트는 다양한 형태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홍대에서 출발해 파주로 향했다. 도심을 지나 철조망이 보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명가이드의 클래식 이야기에 흠뻑 취했다. 명가이드는 베토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덕분에 베토벤이 클래식 역사에서 유명한 이유를 알게 됐다. 베토벤 이전의 클래식은 차를 마시며 곁들여 듣는 악단 느낌의 음악이었는데 베토벤 이후 클래식은 음악이 주인공이 되어 사람들이 경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또한 클래식이 기술적인 영역에서 음악가의 고뇌, 생각, 감정 등을 표현하는 예술작품으로도 변화했다. 당시 계몽주의라는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천재가 탄생한 셈이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을 듣다 보니 어느 순간 황인용 뮤직스페이스 카메라타에 도착했다.
헤이리마을에 위치한 카메라타는 디스크자키로 평생 활동하신 황인용 씨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공간은 약 100년의 세월을 가진 스피커로 가득했다. 스피커들은 1920년도에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경제대공황 때 뉴욕 시민들이 이런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서 위안받았다고 한다. DJ는 <시간의 춤(Dance of Time)>이란 환영곡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LP의 소리골에 새겨진 음악이 앰프를 거쳐 스피커로 터져 나왔다. 맨 앞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으니, 소리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했다. 소리 자체에서 힘이 느껴졌다. 눈을 감고 한참 음악을 들었다.
명가이드의 이야기에도 나왔던 베토벤의 <운명>도 틀어주었는데, ‘빠바바바밤’ 의 소리에 놀라 움찔하기도 했다. 한참 음악을 듣다 뒤를 돌아보니, 책을 읽고 있는 사람, 눈을 감고 음악에 집중하는 사람 등 많던 좌석이 어느새 빼곡히 가득 찼다.
음악을 감상하다 카메라타를 나와 헤이리 마을을 걸었다. 근처에 보이는 피자집에서 피자를 맛있게 먹었고 마을을 산책했다. 헤이리 마을은 작가, 미술인, 영화인, 건축가, 음악가 등 370여 명의 예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작업실, 미술관, 살림집 등 다양한 문화예술공간이자 마을이다. 개성 있는 건물을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었고, 나무가 가득해 좋았다. 또한 곳곳에 박물관, 미술관, 상점들이 즐비했고 마침 찾아갔을 땐 프리마켓도 열리고 있었다. 마을 곳곳이 문화와 예술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을을 구경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이동했다. 공원에는 푸른 잔디들판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음악의 언덕에서 여행자들은 최 코치님의 진행에 따라 애니멀 플로우를 체험했다. 애니멀 플로우는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두 손, 두 발을 이용해 표현하며 스트레칭하는 운동이다. 쓰지 않는 근육을 풀어주다 보니 몸이 개운했다. 특히 새로운 모양으로 움직이는 게 신선하고 즐거웠다. 크랩이란 동작과 비스트라는 동작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30분 정도 애니멀 플로우를 경험하고, 2.5 km 정도 평화누리공원을 달렸다. 숨이 막히는 더위였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특별히 대화하지 않아도 친해지고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함께 운동한다는 건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공원 잔디밭에서 임진각 쪽으로 달렸고, 6.25 전쟁 납북자 기념관을 지나 다시 음악의 언덕으로 돌아왔다.
시원한 얼음물과 음료로 재충전 시간을 갖고 휴식 시간을 갖고 귀가를 위해 버스에 탑승했다. 완주인증서를 받았다. 생각지 못한 선물이었다. 정말 뿌듯했다. 예술이 가득한 파주 헤이리마을, 카메라타에서 클래식을 듣고 교양을 쌓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정적인 운동이라니! 다른 세상에 온 느낌이었다.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고, 여행하며 몸과 마음이 유기력해짐을 느꼈다.